콤파안 본사가 있는 곳은 벨기에의 항구도시이자 플란데런 지방의 고즈넉한 고도시 안트베르펜(Antwerpen)이다. 안트페르벤은 수도 브뤼셀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모여 사는 벨기에 제2의 도시다. 우리에게는 <플란다스의 개>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19세기 영국 소설 <플란다스의 개와 다른 이야기들>(A Dog of Flanders and Other Stories)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년 네로가 살았던 풍차가 돌고 푸른 들판이 펼쳐진 마을이 다름아닌 안트페르펜의 교외였다.
16세기 유럽의 ‘세계 대항해 시대’를 거쳐 17~18세기 양모 수출국으로 무역과 부의 도시였던 안트베르펜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로테르담과 더불어 오늘날 유럽에서 가장 큰 유럽 항구도시들 중 하나로 국제 물류와 무역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그처럼 찬란한 역사와 활기찬 현재가 있는 벨기에의 대도시에도 시장경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예상치 못한 인생 굴곡과 환경적 제약으로 어려움에 처한 인구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콤파안은 본래 1987년에 드베르크가아르드(De Werkgaard)라는 명칭으로 일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지체부자유자들을 제빵기술자와 페이스트리 전문 요리사로 키워내는 직업훈련원으로 설립됐다. 20세기 후반 시민사회와 비영리 단체 활동의 급성장과 맞물려 콤파안은 벨기에 정부와 겐트주 지방자치정부, 그리고 유럽연합 주도의 ‘Job & Co’ 실업 대책 및 채용 장려 프로젝트’의 후원으로 시작되었다.
설립된 지 2년 만에 제빵 및 페이스트리 기술자 양성에서 직업군의 범위를 넓힌 콤파안은 지역사회 내 취업을 희망하는 장기실업자들에게 재취업 및 청년 직업훈련과 경력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났다.
“사회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않는 숨은 인재들을 노동시장 내의 떳떳한 구성원으로 통합시키는 것이 콤파안의 목표입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경제에 기여할 것입니다.”
콤파안 운영자 투그룰 심섹(Tugrul Simsek) 씨는 콤파안의 사회적 활동의 취지를 이렇게 정의했다.